요즘 라디오에 푹 빠져 산다. 라디오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사춘기가 시작되던 초등학교 5~6학년 즈음. 당시 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프로그램은 <이본의 볼륨을 높여요>로 신세대 아이콘이었던 ‘본이 언니’의 톡톡 튀는 멘트를 기억했다가 다음날 써 먹곤 했던 기억이 스물스물 난다. 중학교 들어서는 (부끄러운 과거지만) 모 아이돌 그룹을 열렬히! 좋아하게 되면서 그들이 출연하는 온갖 라디오는 다 챙겨 들었더랬다. 그뿐인가? 초등학교 때 쌓이고 쌓인 ‘윤선생 영어교실’ 테이프의 윗부분을 막아 녹음까지 해 심심할 때면 반복해서 듣기까지. 그 후 고등학교에 입학하고,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라디오는 내 인생에서 잠시 자취를 감췄었다. 그러다 약 1년 전 마감 중 새벽 우연히 듣게 된 <푸른 밤, 그리고 성시경입니다>를 시작으로 난 다시 라디오 팬이 되었다. 주로 불을 끄고 눈을 감고 듣다 잠드는데, 웃긴 얘기를 할 때면 미친 사람처럼 어두운 방 안에서 웃기도 하고, 슬픈 얘기를 할 때면 소리 없이 울기도 한다. (오전 1시 3분쯤 시작하는 ‘사랑을 말하다’는 특히 ‘강추’. 누워서 듣다 보면 눈물이 귀를 거쳐 베개로 스며들기 일쑤). 내가 특별히 성시경만 편애하는 것은 아니다. 청취율 1위라는 <두시 탈출 컬투쇼>를 듣다 어느 날은 제대로 ‘필’을 받아 방청 응모를 했고, 덜컥 당첨! SBS를 찾아 2시간 내내 실컷 웃다 온 경험도 있다. 이런 내게 혹자는 ‘안 됐다, 연애라도 좀 하지 그러니’ 라고도 했지만 분명 나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는 이가 있을 거라 믿으며. ps. 출근길에 듣는 <양희은, 강석우의 여성시대>를 빼놓으면 섭하지! – 이번 달 피처팀의 라디오 스페셜 기획을 누구보다 기대하는,
뷰티 에디터 김미구
사실은 이렇다. 3월 14일, 가장 화려했던 홍콩의 밤이 지난 뒤 서울에 오니, ‘만취한 암코양이 같다’ 라는 표현으로 얼굴이 발그레해진 최지우 사진이 인터넷을 도배했다. 바로 그 자리에 있었던 에디터의 입장에서 실소를 금할 수 없는 기사다. 파티란 모름지기 ‘세상 시름 다 잊고 이 밤을 즐겨라’가 그 모토인데, 술을 마셨으면 어떻고, 허리가 꺾어지게 웃었으면 어떤가. 그 파티엔 최지우 말고도 아시아의 유명 셀러브리티들이 다 모였는데, 토미나가 아이는 한 포토그래퍼와 뷰 파인더를 번갈아 보며 사이 좋게 이야기를 나눴고, 장쯔이 역시 리듬을 타며 파티 그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. 내가 그 장면을 찍었다면 “토미나가 아이, 묘령의 포토그래퍼와 눈맞아” “장쯔이, 춤바람 무섭다” 뭐 이렇게 타이틀을 달아 내보낼 수도 있는 것이다. 사실 얼마 전까지, 아니 지금도 글로벌 한 행사에 한국의 셀레브리티들이 초대 받으면 한국으로 전송될 그럴듯한 사진 몇 장만 찍고, 섞이지도 못한 채 뻘쭘히 있었던 게 사실이다. 하지만 최지우는 달랐다. 누구의 표현대로 만취하진 않았지만 VIP룸 한구석에 인형처럼 앉아있는 대신, 한국 프레스들이 모인 자리로 찾아와 상냥히 인사를 건넸고 다른 셀러브리티들과도 어울렸으며 코리안 뷰티를 만방에 알렸다. 사실 그 날 서빙되는 샴페인에 만취한 건 취지우가 아니라 에디터다.
패션 에디터 조세경
패션 에디터 강정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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